안녕하세요! 목표하신 10명의 작가 시리즈 완성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국내 소설 작가 톺아보기]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은희경 작가의 냉소, 김훈 작가의 무거움, 정유정 작가의 서늘한 스릴러 등 다소 묵직하고 예리한 작품 세계를 만나왔습니다. 계속해서 어두운 심연만 들여다보면 마음이 지치기 마련이죠.
그래서 오늘 준비한 작가는 앞선 분위기를 완벽하게 환기해 줄, 한국 문학계에서 가장 무해하고 다정한 상상력의 소유자입니다. 바로 젤리 괴물부터 외계인까지, 기발한 판타지로 우리의 팍팍한 일상을 위로하는 '정세랑 작가'입니다. 톡톡 튀는 K-장르물의 개척자, 정세랑 작가의 매력과 필독 추천 도서 3권을 소개합니다.
1. 정세랑 작가, 그녀의 작품 세계: "무해한 사람들의 다정한 연대"
순수 문학과 장르 문학의 경계를 유쾌하게 허물며 2030 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정세랑 작가의 소설에는 뚜렷하고 사랑스러운 특징들이 있습니다.
① 피로 물든 디스토피아 대신 '다정한 세계관' 보통 SF나 판타지라고 하면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나 파괴적인 전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세랑 작가의 세계는 지극히 '다정'합니다. 절대적인 악당이 세상을 망치는 대신, 조금 이상하고 결핍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소소하게 세상을 구원합니다.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묘사 없이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해함'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② 일상과 판타지의 기발한 믹스매치 그녀의 소설 속 판타지는 우주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찐득한 일상 속에 찰싹 붙어 있습니다. 학교 지하실에서 나타나는 젤리 괴물, 환경보호에 집착하는 주인공을 찾아 우주를 건너온 외계인 등, 한국 사회의 현실적인 뼈대(입시, 비정규직, 환경 문제 등) 위에 엉뚱하고 귀여운 판타지적 설정을 덧입혀 독특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③ 미워할 수 없는 엉뚱한 여성 캐릭터들 그녀의 작품에는 수동적인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장난감 칼을 휘두르며 괴물을 베고 다니는 보건교사, 가부장제를 비웃으며 하와이로 제사를 지내러 가는 여성 가족들 등, 씩씩하고 주체적이면서도 어딘가 한 군데 나사가 빠진 듯 유쾌한 여성들이 서사를 이끌어갑니다.
2. 정세랑 작가 입문을 위한 필수 추천 도서 BEST 3
메마른 감성에 몽글몽글한 상상력을 채워 줄 정세랑 작가의 베스트셀러 세 권을 엄선했습니다.
📖 첫 번째 추천: 이상하고 아름다운 영웅담, 『보건교사 안은영』 (2015)
- 줄거리 & 감상: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젤리(욕망의 잔여물)'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보건교사 안은영. 그녀가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플라스틱 장난감 칼과 비비탄 총으로 젤리 괴물들을 무찌르며 학생들을 지켜내는 이야기입니다.
- 추천 포인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되어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찰진 욕설을 내뱉으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묵묵히 세상을 구하는 비정규직 보건교사의 모습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과 겹쳐지며 큰 웃음과 위로를 줍니다.
📖 두 번째 추천: 유쾌한 제사상과 여성들의 연대, 『시선으로부터,』 (2020)
- 줄거리 & 감상: 한국 전쟁의 비극과 가부장제의 억압을 뚫고 씩씩하게 살아남은 미술가 '심시선'. 그녀가 죽고 난 후, 뿔뿔이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그녀의 기일을 맞아 하와이로 떠납니다.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굽거나 찌는 대신, 각자 하와이에서 경험한 가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수집해 제사상에 올리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추모 여행기입니다.
- 추천 포인트: 2020년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휩쓴 소설입니다.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삶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끈끈한 연대를 보여줍니다. 다 읽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따뜻해집니다.
📖 세 번째 추천: 우주적 스케일의 순정 로맨스, 『지구에서 한아뿐』 (2012)
- 줄거리 & 감상: 서울의 작은 옷 수선집에서 일하며 환경 보호에 유난히 집착하는 주인공 '한아'. 7년 동안 사귄 무심한 남자친구 '경민'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가 전혀 다른 다정한 사람으로 변해서 돌아옵니다. 사실 그는 한아를 너무 사랑해서, 2만 광년의 우주를 건너와 경민의 몸과 삶을 통째로 맞바꾼 외계인이었던 것입니다.
- 추천 포인트: 이토록 엉뚱하고도 낭만적인 친환경 SF 로맨스가 또 있을까요? 우주 전체의 경이로움보다 지구의 평범한 여자를 더 사랑한 외계인의 이야기가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듭니다. 달달하고 기분 좋은 로맨스 소설이 필요할 때 최고의 선택입니다.
마무리하며 정세랑 작가의 책을 읽는 것은, 지치고 힘든 날 가장 친한 친구가 끓여준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거창하고 완벽한 영웅이 아니어도, 우리 각자가 가진 작고 평범한 다정함만으로도 세상은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작가는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정세랑 작가가 펼쳐놓은 엉뚱하고 다정한 마법의 세계로 유쾌한 피서를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