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기독교·불교·이슬람·힌두교·유교는 서로 전혀 다른 답을 내놓는다. 어떤 종교가 옳고 그름을 떠나, 각각의 답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종교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기독교 — 신은 '밖'에 있으면서 '안'에도 있다
기독교의 신(God)은 기본적으로 창조물과 분리된 인격적 존재다(초월신론). 동시에 성령을 통해 신자 안에 내주(內住)한다는 믿음도 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신다(편재)"는 개념과 "기도를 통해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개념이 공존한다.
이슬람 — 신은 철저히 '밖'에 있다
이슬람의 알라는 피조물과 본질적으로 다르며 어떤 형태로도 인간과 동일시될 수 없다. 신은 초월적이고 유일하며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타우히드). 신과 인간 사이에 직접 중재자는 없고, 꾸란과 예언자의 가르침을 통해 신의 뜻을 알 수 있다.
힌두교 — 신은 '모든 것'이다
힌두교의 브라만(Brahman)은 우주 전체이며 모든 존재 안에 있는 궁극 실재다(범신론적 요소). 개인의 아트만(영혼)이 브라만과 하나라는 것이 베단타 철학의 핵심이다. 수천 개의 신은 이 하나의 실재의 다른 측면으로 이해된다.
불교 — 신이라는 개념 자체를 해체한다
불교는 창조주 신을 인정하지 않는다. 개인의 각성과 해탈이 목표다. 불교의 부처는 '신'이 아니라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불·보살이 신격화된 형태로 숭배되기도 한다.
유교 — '하늘(天)'은 있지만 인격신은 없다
유교는 인격신을 중심에 두지 않는다. '하늘(天)'은 도덕적 질서의 근거이지 인격적 존재가 아니다. 종교보다는 윤리와 사회 질서의 체계에 가깝다.
왜 이렇게 다른가
각 종교가 발생한 지역의 자연환경, 사회 구조, 역사적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탄생한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는 초월적·인격적 신 개념이 강하고, 인도에서 발전한 종교(힌두교·불교)는 내면적·비인격적 신 개념이 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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