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중 티셔츠를 못 사서 아쉬웠다. 엄마랑 싸운 날 입으려고 했는데." 22세 관람객의 말이다. 이것이 2025~2026년 불교 굿즈의 감성이다. 진지하지 않고, 무겁지 않고, 그래서 오히려 더 와닿는다.

불교 굿즈 대란의 시작
해탈컴퍼니 대표 주여진(30)은 아버지가 스님이다. 2023년 불교 전시회에서 문자를 티셔츠에 입히는 작업을 했고, 2024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깨닫다' 티셔츠를 처음 선보였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준비한 수량이 전부 완판되며 MZ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고 '불교 굿즈'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해탈컴퍼니는 '중생아 사랑해', '응~수행정진하면 돼~', '번뇌 닦기 수건', '그냥 존재 머그컵', '극락도 락이다' 키링 등을 연이어 냈고 모두 화제가 됐다.
머그컵에는 '그냥 존재하는 님들아 의미 부여하지 말고 그냥 하루를 즐겁게 사세요'라는 의미의 글을 썼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 대표는 전했다.
불교 굿즈를 대표하는 브랜드들
해탈컴퍼니 — B급 감성의 불교 메시지
만화에서 강조나 큰 소리로 외칠 때 사용하는 말풍선에 붉은 색을 입히고 '깨닫다'라는 돈오의 문구를 윈도우XP 감성의 레트로한 폰트로 써내려간 로고 디자인. 이는 MZ세대에게 일종 불교적 밈이 됐고, 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졌다.
'불자는 아니지만 불교를 좋아합니다', '묵언중', '극락도 락이다' — 메시지는 불교적이지만 표현은 친근하고 유머러스하다. 불교를 모르는 사람도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힙부즈(HIPBUZ) — 힙스터 부처님 캐릭터
'21세기에 오신 부처님은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며 자유를 즐기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티브로 일러스트를 시작한 어프로치의 힙부즈. 2025년 서울·대구·부산 불교박람회를 거치며 완판의 아이콘으로 손꼽혔다.
힙한 모자를 쓴 부처,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부처 — 신성함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친근하게 만든 이 캐릭터가 티셔츠와 모자로 나오자 박람회마다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바반투(BHAVANTU) — 라이프스타일 의례 브랜드
바반투(BHAVANTU)는 산스크리트어로 '모든 존재가 행복하고 자유롭기를'이라는 뜻. 이 브랜드의 무게중심은 굿즈보다 일상 의례(ritual)에 가깝다. 고급스러운 원단 처리와 디자인이 '불교 굿즈'라는 카테고리 편견을 그냥 넘어버린다.
스톤, 피규어, 리추얼 소품들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른다. 불교를 잘 몰라도 제품 자체로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평가다.
이 굿즈들이 팔리는 진짜 이유
불교 굿즈가 팔리는 것은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깊은 곳에는 지친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는 욕구가 있다.
'번뇌 닦기' 수건은 번뇌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 '묵언중' 티셔츠는 말하기 싫은 날을 인정해주는 문구다. '그냥 존재하면 된다'는 메시지는 성과 압박에 지친 사람에게 다른 어떤 자기계발 문구보다 더 와닿는다.
핵심 요약
- 불교 굿즈 열풍의 시작: 2024년 해탈컴퍼니 '깨닫다' 티셔츠 박람회 완판.
- 주요 브랜드: 해탈컴퍼니(B급 유머 불교 메시지) / 힙부즈(힙스터 부처 캐릭터) / 바반투(라이프스타일 의례 소품).
- 승복 바지를 데님으로 재해석한 승복데님은 판매 시작 56분 만에 현장 품절.
- 팔리는 이유: 가볍고 유머러스하지만,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건드리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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